무관심한 남편 오히려 이혼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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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25 변호사 한승미 변호사본문
"자녀 교육의 성공은 조부모의 경제력, 아빠의 무관심, 그리고 엄마의 정보력에 달렸다!"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웃자고 하는 말이라고는 하지만 들었을 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 교육에 무관심한 남편과 정보력 폭발하는 아내, 이 조합으로 갈등 끝에 이혼까지 가는 부부들을 많이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관련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교육관이 뚜렷한 사람이었고, 아이가 생기기도 전에 남편에게 이렇게 선언합니다.
"우리 애는 영상물 늦게 보여주고,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거야!"
그러나 남편은 "난 어릴 때 맨날 TV 보면서 컸는데도 S대 나왔어.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고 반응하죠.
결국 남편은 아내의 뜻을 따르기로 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아이의 숙제를 봐주겠다며 다가간 남편을 아내는 "답답하다", "제대로 못한다"라며 점점 밀어내기 시작했고, 남편은 자연스럽게 육아에서 손을 뗍니다.
이제는 아예 장롱처럼 조용히 있는 남편, 짜증이 늘어난 아내, 대화가 줄어든 부부. 그리고 결국 이혼 얘기까지 나오게 되죠.
아내는 "내가 애들 위해 얼마나 애썼는데, 당신은 도대체 뭘 했어?"라고 말합니다.
남편은 "당신이 다 하려고 하니까 내가 물러난 거잖아"라고 대답합니다.
이 상황, 누가 더 잘했냐가 중요한 걸까요?
사실 이 부부의 아이는 엄마의 커리큘럼대로 정말 잘 자라고 있었지만 정작 그 안에서 엄마와 아빠는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빠가 적극적으로 양육에 참여할수록 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입니다.
물론 현실 속 아빠들은 사소한 것 잘 못 챙기고, 숙제 봐주다 아내에게 한 소리 듣기도 하죠.
하지만 육아는 능숙한 사람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교육은 단순히 결과만 보는 게임이 아닙니다.
아이의 크고작은 문제를 부부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 아빠와 엄마가 함께 숙제를 들여다 보고, 선생님의 이름을 알고, 아이의 친구 이름을 아는 것. 그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와 가까워지고, 공통의 화제가 있으니 부부 사이에도 유대가 생깁니다.
그러니 무관심한 남편, 아빠는 교육의 성공조건이 아니라 이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